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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테코 7기] 손을 내밀면 누군가는 잡아준다 (feat.14주차)

알파카털파카 2025. 6. 1. 05:44
[우테코 7기]
손을 내밀면 누군가는 잡아준다 (feat.14주차)

 

 

🍋 피드백 리팩토링 워크숍 
💎 리사와의 원온원
  - 외로움과 공허함
  - 루나 시즌2 
💊 회복 탄력성 
🍨 소중한 일상 

🍀 마치며

 


 

 

피드백 리팩토링 워크숍

월요일에는 코드를 리팩토링하는 것처럼 피드백을 더 잘 작성하고, 건강하게 주고받기 위한 워크숍이 있었다. 페어 미션을 마친 후, 페어에게 남긴 피드백을 가지고 리팩토링하는 워크숍이었다. 

 

<피드백 리팩터링 워크숍>

 

서로의 아쉬웠던 점을 말해야하는 피드백 시간이 조금 걱정되었는데, 주어진 커리큘럼을 따라서 진행했더니 대화가 술술 나왔다. 서로 솔직하게 상대방의 발전을 위한 얘기를 해줬다. 워크숍이 끝난 뒤 발전한 피드백도 마음에 들었다. 서로에게 편지를 주고 받은 느낌이었다. 우리가 잘 했던 점, 부족했던 점은 무엇인지 경험을 떠올리며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잘한 것에 대해서는 이유와 칭찬을, 부족한 것에 대해서는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개선 방법을 제시했다.

 

페어에게 받은 나의 피드백

 

지난번 회고에 계속되었던 나의 아쉬움과 미련은 이번 시간을 통해 눈 녹듯 사라졌다. 이 워크숍을 통해 더욱 페어와 가까워졌다. 페어 프로그래밍이 끝난 후 비로소 진정한 한 팀이 되었다. 상호 피드백과 회고까지가 페어 프로그래밍의 진정한 마지막이다. 서로를 돌아보고 발전 방법을 찾는 재밌고 유익하고 건전한 시간이었다.

 

이런 워크숍이 레벨1때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지나간 페어들과 피드백을 더 잘 주고받을 수 있었을텐데. 한편으로는 진짜 필요성을 느낀 지금 시점에 진행한 것이 더 효과는 크다고 생각한다. 미리 방법을 알려줘도 왜 이렇게 해야하는지, 더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해보지 않은 채로 이런 시간이 있었다면 그냥 스쳐지나갔을 지도 모른다. 이번에 배운 방법으로 살면서 마주할 다양한 피드백을 발전시켜야겠다.

 

 

 

 

리사와의 원온원

외로움과 공허함

내가 느꼈던 힘듦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에서 생겨났다. 주위에 사람은 많은데 문득 외롭다고 느껴졌다. 나는 이런 공허함이 힘들다. 혼자서도 잘 할 수 있겠지만 이왕이면 남들과 함께하고 싶다. 나와 비슷한 사람 한 명만 있어도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다. 그런데도 힘들다고 느낀 이유는? 혼자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조금 진지한 얘기를 하자면, 나는 가족들 사이에서도 막내고, 어딜 가든 가장 어린 사람이었다. 뭘 하든 응원받고 챙김받는 쪽이었다. 대학에서도 1살 어린 후배보다 몇 십년 차이나는 교수님이 훨씬 편했다. 우테코에 오니 내가 여자들 중에서는 가장, 남자를 합치더라도 거의 제일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 건 괜찮다. 애초에 우테코에서는 나이로 사람을 판가름하지 않고, 그러기 위해 닉네임을 사용하고 있다. 나는 또래 여성에 비하면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문제로 내가 상처를 받는 일도 없었다. 남을 챙기는 것도 그렇게 힘들진 않다. 크루들이 나를 '언니', '누나'라고 부르며 의지하고 고민 상담하는 것도 괜찮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 '내가 힘들 때는 누구에게 의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밀려들어왔다. 

 

친구들과 있을 때 나의 모습은 조용하고 차분하다못해 시니컬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내면과 달리). 그게 에너지 레벨이 낮은 내가 오래 사람들과 있을 수 있는 모습이다. 나는 우테코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고, 사회생활용 가면을 쓰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오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가진 성격 중에서 남들을 대할 때 필요한 요소-붙임성이나 호기심-를 강화시켰고 그게 나의 페르소나가 되었다. 덕분에 여기서 외향인 아니냐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내향인이라고 하면 다들 믿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지치자, 이 성격이 내 모습이 아닌 것 같고 거짓같이 느껴졌다. 내 본모습을 드러내도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까-라는 고민도 했던 것 같다. 

 

내가 힘들어지면서 문득 내 또래가 없는게 아쉽고, 앞으로가 막막하고, 비슷한 나잇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무쳤다. 내가 느낀 우테코는 사회생활이라기보다는 야생에 가깝다.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다 같이 오래 지내야한다. 사회생활용 가면을 쓰면 뭔가 맞질 않고, 어딘가 붕 뜬다고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지내야 할까? 솔직하다면 어디까지 솔직해야할까? 구체적인 내용은 개인적이라 생략하고, 아무튼 그래서 인생 선배이자 언니같은 느낌으로 리사와 얘기해보고 싶었다. 당시 원온원을 신청하는 것은 조언을 얻기보다도 살려달라는 구조 요청에 가까웠다.

 

 

루나 시즌2

수요일에 리사와 원온원을 했다. 그 후로 나는 루나 시즌2 다시 태어났다.

 

리사와의 원온원

 

원온원이 끝나고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강의장에 들어왔다. 기쁨을 숨길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보고 연극조이자 유강스를 같이 하는 크루가 나에게 이런 피드백을 주었다. 

 

'리사랑 원온원이 끝나고 루나의 표정이 너무 밝아 보였어 ㅋㅋ 무슨 얘기를 했길래 그렇게 기분이 좋아질 수가 있지? 그리고 미션도 쌓여있었는데 이번에는 많이 힘들어하지않고 하나씩 쳐내는 모습이 성장한 같아.' 

 

다른 크루들도 '대체 무슨 얘기를 했길래 이렇게 금방 기운차리고 밝아질 수가 있냐'고 궁금해했다. 그것은 나와 리사만의 비밀이지만, 내가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스스로를 믿으면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걸 깨달았다. 지난 일주일간 지독하게 힘들었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해결책을 찾다가 원온원을 신청했고, 적당한 시기에 적합한 사람과 만났다. 괴로움에 잠식되도록 자신을 방치하지 않고 어떻게든 방법을 찾은 것, 나는 내가 힘들어하는걸 두고 볼 수 없을 만큼 스스로를 아낀다는 것이 이번 고민에서 얻은 점이다. 

 

리사와의 원온원과 그간의 경험으로 깨달은 것은 일단 나의 상황과 해야할 일에 집중하고,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것, 내가 에너지가 충분하다면 '페르소나를 쓴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본 모습처럼 그 성격이 나온다는 것이다. '가면'이라고 라벨링해서 거부감이 든 것일 수 있다.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그 모습이 나의 일부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던 적이 없어서 알지 못했을지도.

 

원온원이 끝난 날 저녁에 비슷한 또래의 남자 크루들과 잠시 얘기를 했었다. 친하지 않더라도, 성별이 다르더라도 비슷한 나이라는 점에서 오는 편안함이 있다. 때로는 친한 동성 크루보다 더 편안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걸 알고 왠지 마음이 편해졌다. 이 경험 역시 나에게 큰 인사이트였다. 앞의 소제목에서 나왔던 '나와 비슷한 사람 한 명만 있어도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다'는 문장을 그대로 실현시켜주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연극조 크루인 메타가 '언니, 어제랑 많이 달라진거 같다'고 바로 캐치했다. '어? 내가 그런가?'하고 돌이켜봤더니 확실히 마음이 좀 더 편해지고 크루들과 얘기도 이전 일주일보다 많이 한 것 같다. 오히려 이렇게 감정 기복과 시련이 있었기에 남은 우테코에서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기대된다.

 

 

 

 

회복 탄력성

점심시간에 16년지기 친구와 함께 식사를 했다. 얼마 전에 친구네 회사가 선릉캠과 3분거리의 사무실로 이사를 한 덕분에, 이렇게 잠시나마 얼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밥을 먹고 선릉 주위를 산책했다. 어느덧 걸어다니기 더운 날씨가 됐다. 각자의 힘듦에 대해 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친구는 역시 존재만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 돌아갈 곳이 있는 사람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댔나, 사람들이 왜 가족을 만드는지 알 것 같은 요즘이다. 나에게 친구란 '돌아갈 곳' 같은, 그런 존재다. 잠깐이지만 행복한 시간이었다. 

 

지난주까지 밀려있었던 일들을 일주일 사이에 다 끝냈다. 회고 2개를 마무리하고 슬랙 블로그 채널에 공유했다. 특히 열심히 준비한 테코톡 후기가 있어서 전체 채널에 공유하고 싶었다. 미션도 일주일만에 3개 중 3개 모두 머지되었다. 다른 크루에 비해 속도가 뒤쳐질지라도 리뷰의 내용은 다 이해하고서 넘어가고 싶었다. 밀린 과제의 피드백을 하나하나 보고 학습하고 적용하느라 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했다. 특히 이번에는 미션을 통해 리액트의 상태관리와 파생 상태를 자세하게 학습했다. 이전까지는 할 것이 밀려서 힘들어했는데 이번주는 다 해냈다. 할 일이 밀리는 이유에는 시간이 없는 것도 한 몫 하지만, 심적 여유가 없는 것도 큰 것 같다. 

 

지난주에 고생했던 몸살 감기는 거의 다 나았다. 그런데 캠퍼스에 감기 걸린 사람도 많고, 우리 데일리에는 코로나 확진된 크루도 있었다. 레벨1때도 그렇고 레벨의 중반에 가까워질수록 아픈 사람이 많아진다. 건강 잘 챙겨야겠다. 

 

금요일은 데일리조의 '외식하는 날'🍴

 

회고 스터디에서도 내가 그동안 겪은 문제와, 문제가 해결되었음을 공유했다. 이전 시간에 많이 힘들어했어서 다들 나의 극복에 박수를 쳐줬다. 모처럼 스터디가 일찍 마쳐서 스터디 멤버인 다이앤이 레벨2의 마지막 페어는 누구일지, 어떤 페어 경험이 될지 타로점을 봐줬다. 중간에 회고 스터디 2호점장인 상추도 함께 참여했다. 

 

다음 페어 프로그래밍은 어떨까?

 

내가 뽑은 카드는 8 of Cup으로, 사진에서 6시 방향의 카드다. 컵이 쌓여있고, 컵을 등진 사람이 보인다. 대략 정리하자면 얻은 것(컵)은 많은데, 내가 무언가에 발이 묶에 성과는 돌이켜보지 못하고 미련이 남는다는 해석을 해주었다. GPT를 이용해 좀 더 정제해보았다.

 

다음 페어 프로그래밍은 정체된 흐름, 아쉬움, 감정적인 미련이 남을 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동시에, 이건 기존 방식을 돌아보고, 진짜 원하는 협업 방식을 재정의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타로 카드는 개발하다 지칠 때 한 줄기 도파민을 위해 보는 거지만, 나름 그 결과에 신경써서 행동하게 되는 마법이 있다. 나는 마지막 페어 미션 때 미련이 남지 않도록 선택의 기로에서 최선을 고르고, 얻은 성과를 잊지 않도록 작게 여러 번 회고와 피드백을 했다. 그래서인지 미련이 남는 점은 없었다. 타로 결과가 그다지 맞지 않아서, 오히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타로를 보는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15주차의 페어 미션 내용은 다음 회고에 담을 것이다.

 

회고를 페어 미션이 끝난 후에 작성하고 있어서 미래를 알지만, 당시에 카드 여러 장을 두고 미래를 추측해보는 것도 재밌었다. 12시 방향의 카드에 달(루나)가 있어서 그 크루와 내가 둘이 페어를 하게 된다든지, 칼을 쓰는 사람과 잔뜩 칼을 준비해가는 사람 둘이 페어를 할거라든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며 구성원들 사이의 심리적 안전감과 유대감이 높아졌다.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한 주의 마무리를 회고 스터디와 함께하며 기분 좋게 끝냈다. 

 

 

 

 

소중한 일상

회고라기에는 일기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우테코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나의 정신건강 회복을 위해 도움이 된 내용이기에 적는다.

 

주말에는 오랜만에 좋아하는 고깃집에 갔다. 그리고 좋아하지만 요즘에는 가지 못한 감성 카페에도 방문했다. 우테코를 다니고서 부터는 카페를 가는 것이 카페인/당 수혈을 위해서 아니면 끼니 때우기, 모각코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보니 음료의 맛이나 카페의 분위기보다 좌석에 콘센트가 있는지를 찾는 것이 먼저였고, 프랜차이즈 카페 위주로 다니게 되었다. 이번에는 메마른 감수성을 채우기위해 코딩을 할 수 있는 예쁜 카페를 찾았다. 이 행위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여행 다녀오기 같은 커다란 이벤트가 아니어도 일상에서 소소하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어나가는 행위가 중요한 것 같다. 

 

감성 카페와 홍콩식 와플 🧇🍨🍌

 

 

 

 

마치며

일요일에는 잠실캠에 크루위키 회의를 하러 다녀왔다. 주말에 잠실캠 방문한 것이 처음인데 많은 크루들이 나와있었다. 페어룸 곳곳에 숨어있는 프론트 친구들과도 인사했다. 아무래도 잠실은 집에서 멀어서, 다녀오고 나면 녹초가 된다. 환승도 해야하고 왕복 2시간 이상 걸리는데 레벨3, 4때 어떻게 다닐지 걱정이다. 그래도 잠실 나름의 재미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맛있는 식당도 발굴하고 새로운 사람들과도 친해지게 될 것이다. 산책하면서 석촌호수를 구경할 수도 있고? 그때 힘들지 않기 위해 운동도 조금씩 하고 체력 관리를 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