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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나의 ChatGPT 시승기

알파카털파카 2023. 6. 9. 21:16
[ChatGPT]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나의 ChatGPT 시승기

 

 

나와 그 녀석의 첫 만남

 

 

머리 감겨주는 기계나 블루투스 샤워기 대신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인공지능이 먼저 나오다니... 설날에 가족들과 식사하는데 '요새 AI 뭐 나왔다는데 개발자도 다 대체되면 어떡하냐?'라는 얘기를 들었던 게 생각난다. 기술면접 예상 질문 답변을 정리하는데 어디다 매번 물어볼 수도 없고, 내가 적은 답변이 맞는지 검증하고 싶기도 해서 드디어 처음으로 챗 지피티를 사용하게 되었다. 

 

 

나 대신 면접 봐줄래?

 

며칠에 걸쳐 머리 싸매고 공부했던 프로토타입에 대해 술술 설명하는 것을 보고 잠시 허탈해졌다. 시니어 개발자분들도 챗지피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계셨다. 신입 개발자를 뽑아서 키워 쓰느니 본인이 직접 챗지피티와 함께 일을 하겠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면 아직 취업도 하지 못한 나는 챗지피티보다 못한 존재가 되는 걸까? 

 

그동안 ChatGPT를 사용하지 않았던 이유 중에 딱히 당장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심적으로 꺼려진다는 이유도 있었다. 한창 챗지피티로 떠들썩하던 초기에 이런 기사를 읽었다.

 

📰 챗GPT 정확도 비결은 '노동 착취'... 시급 2달러에 케냐 노동자  

 

챗GPT 정확도 비결은 ‘노동 착취’… 시급 2달러에 케냐 노동자 써

인공지능(AI) 채팅 서비스 ChatGPT(챗GPT)가 보여주는 뛰어난 성능의 이면에 노동 착취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오픈AI에서 챗GPT

m.kmib.co.kr

 

요약하자면 인공지능이 혐오, 차별, 학대, 폭력적인 표현을 걸러내도록 하기 위해, 케냐의 저임금 노동자들은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유해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접해야 했다는 내용이다. 어떤 표현을 부적절한지 필터링하려면 누군가가 그것을 읽고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냥 좋기만 한 기술이 있을 리가 없다. 설명서의 안전 수칙은 피로 쓰인다. 우리가 보지 못한 곳에 어둠이 있다. 보통의 사람들이야 '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써줘' 정도로 가지고 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인터넷 게임만 해봐도 악성 채팅 때문에 게임 자체에 정이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하물며 대화형 AI라니. (여담이지만 내가 싱글 게임만 고집하는 이유가 바로 채팅 때문이다)

 

매번 이런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암울한 뉴스에 좌절만 하고 있을 순 없다. 그렇게 살면 삶은 온통 고통 뿐이다. 그래서 망각이 축복인걸까? 아무튼 찝찝한 마음은 '내가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된다'고 다짐하며 눌러두고 이왕 챗지피티를 사용해야 한다면 이 녀석을 어떤 존재로 받아들이면 좋을지 생각을 해봤다.

 

1. AI의 우월함에 굴복하고 무력감 느끼기 ❌
2. 나만의 지식인, 구글링 머신으로 사용하기 🤔
3. 개발을 더 잘 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 ✅

 

 

유명한 세종대왕 맥북 던짐 사건 답변에서 볼 수 있듯, 그럴듯한 헛소리도 잘 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대답을 100% 신뢰하면 안 된다. 대신 길잡이처럼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어떤 키워드로 더 구글링해보면 좋을지, 궁금했던 내용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는지 정도를 알고서 학습하면 효과적일 듯 하다. 포스팅을 마치면 요즘 공부하고 있는 프로토타입과 클래스에 대해 챗지피티를 사용해 학습해보려 한다.

 

 

저는 한국역사학과 출신 개발자입니다. 문이과 융복합 인재죠.

 

여러가지 라이브 강의를 듣다 보면 챗지피티를 어떻게 해야 잘 사용할 수 있냐는 질문이 종종 올라온다. 개발자에게 챗지피티는 거의 필수처럼 되어간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때는 내가 아직 사용해보지 않아서 큰 공감은 하지 못했다. 원티드 모노레포 강의에서 기억나는 멘토님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1. 맥락을 잘 구축할 것
2. 구체적으로 질문할 것
3. 영어로 질문할 것

 

Make test code with jest.
Import React from ‘react’
....
Make test code with jest.
- coverage 100%
Import React from ‘react’
....

 

특히 테스트를 작성할 때 이런 식으로 질문하면 효과적으로 답변이 출력된다고 한다. 강의에서는 테스트를 거의 모르거나 어떻게 해야할 지 도저히 모르겠을 때 챗지피티를 적극 이용하라고 답변해 주셨다. 자신의 코드는 물론 사용할 라이브러리와 테스트 커버리지 100% 등 구체적으로 맥락을 만들고 질문할수록 답변의 퀄리티가 높아진다. 한글 번역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외국 친구이니 영어로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

 

이 얘기를 떠올리고 나니 챗지피티를 어떻게 활용해야할 지 감이 잡혔다. 개발자 채용공고 기술스택에 챗지피티가 추가되었다고 생각해야겠다. 이 도구를 어떻게 해야 개발할 때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를 핵심으로 두어야겠다. 기술이 발달해도 그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필요할테니까! 이 포스트의 제목을 '시승기'라고 적은 이유는 적당히 버스타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잘 부탁해, 챗 지피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