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또 9기에서 진행된 <글쓰기 세미나 1회차> 후기입니다. 글또 운영자 변성윤님의 발표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내용과 세미나를 들으며 느낀점, 저의 글쓰기 전략과 인사이트를 담았습니다.
🧐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 나는 나의 가장 큰 독자
- 내가 좋다고 정의하는 글
💆🏻♀️ 잃어버린 집중력을 찾아서
- 나의 집중 환경 분석하기
- 나만의 글쓰기 파이프라인
✍️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
- 글쓰기 세미나 과제
- 3회차를 지나는 시점의 글또 회고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나는 나의 가장 큰 독자
글쓰기의 원칙이라 하면 크게 계획 수립, 초안 작성, 퇴고를 벗어나지 않는다. 글또분들이 글쓰기에 가진 고민은 '잘못된 정보를 적는 실수를 할까봐', '내 글이 남들보다 못한 글 같아서'가 대다수였다. 사람들이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타인을 과하게 신경쓰기 때문일 수 있다. 계획 단계에서 '예상 독자'를 누구로 정의하는지가 중요한 이유다.
예상 독자는 나의 이전 글을 읽은 사람일 수 있고, 중급 이상의 실력자일 수도, 업계 문외한일 수도 있다. 우리는 누군가가 나에게 관심을 줄거라 생각하고 글을 쓴다. 하지만 아무도 안 읽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반드시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나다.
나의 기준이 없는데 타인부터 생각하게 되면 걱정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나의 기준이란, 내가 잘 썼다고 생각하는 글, 내가 못 썼다고 생각하는 글 등이 있다. 생각보다 남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다. 누군가 내게 '이해가 안 되는 글이다'라고 피드백을 해줬다고해서 내 글이 나쁜 글일까? 단지 그 사람이 예상 독자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애초에 피드백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다. 피드백이 달리면 감사해하면 된다. 성윤님이 발표에서도 말씀해 주셨다. 지금까지 DAU가 1,000명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여태껏 20개 정도의 피드백밖에 없었다고.
완벽주의를 버리고 일단 써보자. 출판하는 책도 일단 초판을 내고서 개정판을 발간한다. 아무도 안 볼지 모르는 나의 블로그에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려고 하면 글쓰기의 허들만 높아진다. 내가 이해했고, N년 후의 내가 이해할 수 있다면 그걸로 끝내자. 나를 위한 글이 타인을 위한 글이 된 것이지, 처음부터 타인을 위한 글을 쓰지 않는다.
내가 좋다고 정의하는 글
우선, 조건은 '개발자로서 생각하는 좋은 글'이다.
- 당장 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글
- 문장이 깔끔하고 이해하기 쉬운 글
- 시각 자료나 코드가 적절히 있는 글
- 자신의 지식을 텍스트로 쉽게 풀어낸 글
- 출처가 명확한 글
- 경험과 인사이트가 담긴 글
- 제목에서 흥미를 유발하는 글
내가 잘 썼다고 생각하는 글은 어떤 글인지 정리해봤다. 막연히 '글을 잘 쓰고 싶다'에서 기준이 생기니 내가 나아갈 방향도 보이는 듯 하다. '좋다고 정의한' 글은 결국 '되고 싶은' 글이다.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글은 저 반대일 것이다.
잃어버린 집중력을 찾아서
나만 이렇게 집중이 안 되나? 혹시 성인 ADHD일까? 도파민 중독자, 내 얘기 같은데...
나만의 얘기가 아니었다. 현대 사회는 각종 자극이 너무너무 많다. 일도 공부도 인간관계도 챙겨야하고, 숏츠도 보고 인스타도 하고 게임도 하고 웹툰도 보고, 거기다 제때 잠도 자고 밥도 챙겨먹어야 한다. 스마트폰 때문에 완전히 전두엽이 튀겨지고 있다. 신경써서 집중해야할 때 뇌에 쥐가 난다. 따분한걸 못 참고 이내 다시 스마트폰에 손이 간다. 성윤님은 이럴 때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핸드폰을 냉장고 안에 넣어두신다고 했다.
성윤님의 장비(스트림덱)를 이용한 집중력 향상 세팅이다. 스트리머들이 쓴다고 알고 있는데 이렇게도 쓸 수 있다니!? 확실히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내가 어떤 환경에서 집중이 잘 되는지 알고 있으면 유용하다.
나의 집중 환경 분석하기
세미나에서는 글쓰기 좋은 환경을 말씀하셨지만 넓게보면 업무나 학습에도 적용되는 내용이다. 특히 나는 학습을 생각하며 들었다.
내가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분석해보았다. 적고보니 생각보다 따지는 것이 많은데... 튀겨진 뇌를 살릴 수만 있다면 이정도 쯤이야. 나는 유독 집무실 서울대점이 집중이 잘 된다. 집무실에서 디퓨저도 파는데 그걸 집에 사다 놓을까 생각도 했었다.
🌡 온도 : 너무 덥거나 추워도 힘들다.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에 24-25도 정도의 실내가 마음에 든다. 공기청정기가 있으면 좋다.
⏰ 시간 : 저녁을 먹고 난 후부터 새벽 3시까지가 나의 황금 시간대이다. 특히 글쓰기는 거의 그때 이루어진다. (퇴고는 낮에 감성 농도가 좀 빠져있을 때 해야한다) 그렇지만 그 시간대에 밖에 있기엔 조금 무섭다. 언젠간 집에 가야한다는 사실도 신경쓰인다.
☕️ 장소 : 커피를 안 좋아해서, 커피 냄새가 옷에 배는게 싫어서 작업할만한 카페를 찾기가 어렵다. 너무 조용한 스터디카페나 독서실은 '조용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적당한 소음이나 ASMR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노이즈 캔슬링을 뚫는 소음은 사절이다. 다른 사람과 간격이 있어야 한다. 군중 속의 고독을 선호한다. 청결한 매장 내 화장실도 필수다.
♣️ 조건 : 학생 때부터 벼락치기 전문가였다. 데드라인이 있어야 효율이 극대화된다. 충전기 없이 밖에서 작업하기, 카페 마감 시간까지 끝내기, 드라마 시작 전까지 작업 마치기 등 다양한 조건으로 마감효과를 누릴 수 있다.
결론은, 새로운 곳을 찾기보다는 그냥 집에서 작업하되 스마트폰을 숨겨두거나 익숙한 집무실에 가는 걸로...😂
나만의 글쓰기 파이프라인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을 찾았으니 이제 어떻게 글을 쓸지 생각해볼 차례다. 효율적으로 글을 작성하기 위해서 나만의 루틴을 만들면 좋다. 익숙한 방법이 있으면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더라도, 어느정도 기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내가 평소에 어떤 방식으로 글을 작성해왔는지 글쓰기 파이프라인을 도식화해봤다.
갑자기 글을 쓰려면 막막하다. 소재를 고르기도 어렵고 정리된 내용도 없다. 그래서 그 고민을 몰아서 하지 않고, 평상시에 하기로 했다. 이렇게하면 고민은 길지만, 글 쓰는 시간은 줄어든다. 의식적으로 소재를 찾으려하고 노션이나 나와의 채팅방에 메모해둔다. 지나간 이슈에 대해 트러블 슈팅이나 리팩토링 포스트를 쓰려면 코드나 이미지 자료를 모으는데 또 시간이 걸린다. 이 부분도 일상적으로 수집하는 습관을 들였다. 마찬가지로 오프라인에서 일이 있을 때 항상 인증샷을 남겨두면 언젠가 쓸모가 있다.
모아둔 소재에서 주제를 고르면 학습을 한다. 나는 아는 것이 있어야 목차가 나오고 틀이 잡혀서, 학습과 글 작성을 병렬적으로 하기는 힘들었다. 내가 블로그에서 주로 사용하는 템플릿을 활용해 기틀을 잡아둔다. 그 후에 담고 싶은 내용을 정리해 목차를 만들고 일단 쓴다. 제목과 부제목을 가장 마지막에 붙이기도 한다. 우선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정도만 가지고 '일단 쓴다'. 이때 수집해둔 자료도 사용한다.
원하는 내용이 담긴, 어느정도 구색을 갖춘 글이 탄생하면 발행한다. 퀄리티가 정 아쉬우면 비공개로 발행한다. 중요한 것은 그 후에 계속 읽고 퇴고하기다. 다행히도 학창시절 논술로 다져진 습관 덕분에 퇴고가 어렵지는 않다. 문제는 내용 검증이다. 틀린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고, 내가 이 글을 처음 읽는 독자라면 무엇이 불편할지 생각해본다. 너무 글만 많아서 눈이 피로하진 않을지, 맥락상 투머치하거나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문체가 강압적이거나 지루하진 않은지 고민해본다. 때론 문제를 알아도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인덱싱만 해두고 다음번 글쓰기 시도에서 점진적으로 개선해본다.
혼자서 퇴고를 못 하겠으면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한다. 지인이나 친구에게 글 링크를 돌린다. 개발자 커뮤니티도 좋다. 남이 읽는다고 생각하면 오타나 오류를 잡아내는 초인적인 힘이 생기기도 한다. (이 글도 그렇게 발견한 오타가 여럿 된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글은 다시 읽으면 부끄러울 때가 많지만 치명적인 오류가 없는 이상 그대로 둔다. 일일이 바꿀 여유가 없다. 당시엔 그것이 최상의 선택이었겠거니, 내가 이만큼 성장했다는 증거물로 놔둔다.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
글쓰기 세미나 과제
- 세미나 수강 설문 제출하기
- 나만의 글쓰기 파이프라인 도식화해서 공유하기
- 과거에 작성한 글 수정해보고 Before-After 비교 공유하기
글쓰기 세미나 후 3가지의 과제가 생겼다. 마지막 과제 빼고는 수월할 것 같다. 수강 설문과 이 포스트의 내용이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것이기에 설문은 문제없다. 나만의 글쓰기 파이프라인은 도식화만 하지 않았을 뿐, 대강 내가 어떻게 글을 쓰는지는 인지하고 있었다. 이 포스트를 작성하면서 도식화까지 마쳤다. 과거의 글을 수정해보는 항목이 문제인데, 어떤 글의 어떤 부분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될 것 같다. 글또를 시작하기 전에 발행했던, 프로젝트 관련 글을 보완하면 좋겠다. 과거의 글을 마주하기가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변경된 글이 어떻게 멋지게 변할지 기대되기도 한다.
세미나 말미에 문장 표현이 어려운 사람에게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도서를 추천해주셨다. 표지를 보니 서점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시간 되면 한번 읽어봐도 재밌을 것 같다.
3회차를 지나는 시점의 글또 회고
새로운 보금자리에서의 일주일은 글또 OT를 마치고 적은 글이다. 원래 5회차까지 진행하고 중간 회고글을 적으려 했는데, 글쓰기 세미나로 동기부여 받은 지금 시점에 간단하게 회고를 해본다. 내가 글또를 시작하며 이루고 싶은 목표로 다음의 3가지를 정했었다.
1. 글 쓰는 습관 만들기
2. Readable한 글로 블로그 채우기
3.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인연 만들기
글 쓰는 습관은 내 생활에 물들어있다. 원래 메모나 일기, 글쓰기가 취미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술 글쓰기'란 그냥 글쓰기와 다르다. 어떤 글을 쓸지 주제를 정해야하고, 명확하고 간결하게 사실에 기반한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 거기에 자신만의 인사이트도 녹여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내 글이 전체적인 구조화가 아쉽고, 테크니컬한 스킬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구조화는 신경써서 해보면 될 것 같다. 기술 지식은 글쓰는 시점에 공부를 하기보다 미리 잘 숙지해두어야 한다. 잘 쓴 타인의 글을 많이 보고 왜 잘 썼다고 느끼는지 분석을 해야겠다. 나에겐 그런 시간과 경험이 모자랐다. 추가로, 매 글을 제출할 때마다 노션에 글을 작성할 때 어떤 점이 어려웠고, 무엇을 보완하면 좋을지 회고를 적고 있다. 다음 글을 적을 때 주의할 포인트로 도움이 된다.
읽을만한 글로 블로그 채우기는 어느정도 성공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2회차만에 큐레이션에 뽑혔기 때문이다! 슬랙을 확인하고 너무 기뻤다! 🥳 블로그 방문수도 갑자기 뛰어서 큐레이션의 위력을 느꼈다. 이번에 큐레이션으로 뽑힌 글은 일상&생각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다음에는 기술이나 프로젝트 카테고리로 큐레이션 글에 뽑히고 싶다. (왠지 '기술'로 승부를 봐야 내가 진정한 개발자같고 그렇다...👉👈) 그럴만한 글을 쓸 수 있도록 열심히 정진해야겠다.
마지막으로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인연 만들기는 아직 미지근하다. 글또를 다회차하신 분들의 패턴이 1회차에는 글쓰기에 집중하고, 2회차부터는 이전에 신경쓰지 못했던 교류를 많이 하는 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나도 아마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은근 2주가 금방 지나가기 때문에 글감을 빠르게 찾고 글쓰기에 돌입하느라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이 부분은 마음을 좀 여유롭게 두어야 할 것 같다. 우선 내 몫을 다해야 그 외적인 요소에도 눈길을 돌릴 수 있기에...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대해 다룬 글은 블로그에 처음이지 않나 싶다. 그동안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왔던 나의 글쓰기 전략과, 변성윤님의 세미나에서 들었던 내용을 비교해가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인상깊었던 부분을 골라 작성해봤다. '타인을 신경쓰면 고민이 생긴다'는 내용과 '집중력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봤다'는 내용이 특히 인상깊었다.
이 글은 글쓰기에 관심이 있고, 글을 더 잘 쓰고 싶은 분을 대상으로 작성했다. 내가 세미나에서 인사이트를 얻은 것처럼, 나의 글이 다른 분들께 인사이트를 전해주었으면 한다. 읽는 분들이 자신만의 글쓰기 전략을 찾아가는 여정을 하고, 본인이 원하는 글쓰기를 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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