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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테코] 7기 프론트엔드 1차 합격 발표 & 최종 코딩 테스트 회고

알파카털파카 2024. 12. 16. 23:32
[우테코]
7기 프론트엔드 1차 합격 발표 & 최종 코딩 테스트 회고

 

 

🎉 1차 합격 발표
  - 합격 날의 하루
  - 최종 코딩 테스트 준비하기 | 습관편
  - 최종 코딩 테스트 준비하기 | 실전편
🏫 최종 코테 : 결전의 날
  - 준비물
  - 자리 배치
  - 코딩 테스트 시작 및 구현 과정 
  - 시험 복기
🚀 여정을 돌아보며

 


 

 

1차 합격 발표

합격 날의 하루

한달간의 기다림 끝에 최종 코딩 테스트 대상자 결과 발표가 났다. 3시 발표 예정이었으나 나는 4시 37분에 발표 메일이 도착했다. 그 1시간 37분 동안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인고의 기다림을 겪었다. 디스코드에서 다른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지메일인 경우 늦게 도착한 사례가 꽤 있었다. 불합격해도 메일이 온댔는데, 스팸 메일함에도 휴지통에도 아무 메일이 없는데, 문의를 해봐야하는 기다림의 마지노선은 언제일까 마음 졸이며 격정의 1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3시 정각에 우리 스터디 분들은 메일을 받으셨는데 나만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더 답답했다. 

 

[우아한테크코스] 1차 심사 결과 안내 메일

 

메일이 도착했다. 핸드폰에 내용 미리보기가 뜨지만 일부러 확인하지 않았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뒤, 메일함에 접속해서 확인하니 눈에 들어오는 한 문장.

 

"1차 심사에 합격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 무언가에 지원하고 합격이란 메일을 받아본게 정말 얼마만인지. 그동안 노력한게 그래도 빛을 봤구나 싶었다. 동네방네 합격 소식을 알리고 엄마에게 달려가 자랑했다. 3시 발표라는걸 알고 계셨지만, 메일이 지연된 것은 모르셨던 엄마는 딸이 마음 다칠까 싶어 결과를 먼저 물어보지 않으셨다. 엄마는 내가 최종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코딩 테스트 며칠 전에 명동성당에서 기도를 올리고 오셨다고 했다. 15년차 냉담자인 나도(사실 무교다) 코딩 테스트 당일에는 오랜만에 식전 기도를 올렸다. 

 

 

최종 코딩 테스트 준비하기 | 습관편 

프리코스 시작하기 전에도 미리 알고 있던 사실이고, 최종 코테까지 내내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 바로 최종 테스트에서 "AI 사용 불가"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프리코스 4번의 과제도 AI를 사용하지 않고 풀어보는 나만의 챌린지를 진행했다.(이것은 4주차에 대실패했는데, 궁금한 분은 4주차 <편의점> 미션 회고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1차 합격 메일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가 되어있다.

 

최종 코딩 테스트 안내

 

테스트 중에는 구글링, 오픈북, 공부한 문서, 깃허브 등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IDE의 AI 자동완성이나 각종 생성형 AI의 사용은 금지되어 있다. 6기에는 이런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번부터 적용되어 조금 억울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프리코스 이전의 나는 챗지피티와 코파일럿 유료 이용자였고, 언젠가부터 AI에 의존하고 있었다. 간단한 에러 메시지도 머리를 굴려 해결하려 하지 않고 챗지피티를 사용했다. AI 사용 금지 조건은 느슨해진 뉴런에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확실히 <AI를 사용하지 않고 개발하기>라는 챌린지는 최종 시험이 끝나고 돌아봤을 때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아래의 시험 복기 부분에서 설명할 것이다.

 

나는 내가 정한 목표와 챌린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꾸준히 진행해나갈지, 정확히 말하자면 습관화하고 체득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거기에는 의식적인 연습이 많이 도움되었다.

 

프리코스를 진행하는 동안, 넥스트 스텝에서 진행하는 <의식적인 연습> 강의에 참여했다. 1기는 하루짜리 강의였기 때문에 가볍게 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수강했다. 2기는 21일간 진행되는 코스였는데, 마침 프리코스가 마치고 결과 발표까지의 기간 동안 진행되었기 때문에 최종 코딩 테스트를 준비하는 겸 함께하면 시너지가 좋을 것 같아 신청했다. 자택경비원 3년차인 취준생에게 피눈물같은 비싼 금액이었지만(22만원) 나의 미래를 위한 투자금으로 생각했다. 

 

 

의식적인 연습 워크숍

 

edu.nextstep.camp

 

의식적인 연습 워크숍

 

의식적인 연습은 본인이 잘 하고 싶은, 실력을 키우고 싶은 목표를 설정하고 어떻게 하면 '의식적으로 머리를 풀가동시켜서 최대한의 효율로 실력을 늘릴 수 있는지'를 배워가는 과정이다. 나는 1, 2기 모두 <AI 사용하지 않고 개발하기>를 목표로 잡고 연습했다. 기존의 프리코스 문제와 이전 기출을 의식적인 연습법을 적용해 다시 풀면서 공부했다.

 

다만 이 글은 우테코 최종 코테를 위해 내가 어떤 습관을 들이려고 했으며, 그 시도의 과정에 무엇이 있었는가를 언급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의식적인 연습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담지 않는다. 

 

 

최종 코딩 테스트 준비하기 | 실전편

월요일에 결과가 발표되고, 토요일에 시험이 진행된다. 그렇다면 실질적인 준비 시간은 [월 반나절, 화, 수, 목, 금]이 된다. 1달간 미리 준비하지 않았더라면 굉장히 빠듯한 시간이다. 당장 밤을 내내 새도 벼락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실전에 돌입할 준비를 해야한다. 

 

나의 전략은 다음과 같았다. 

1. 이전 기수(6기) 내 직군의 합격 후기를 여러 개 찾아 읽는다.
2. 공통적으로 언급된 내용에 집중한다.
3. AI를 사용해서 여러 후기의 내용을 분석하고 종합해 나에게 맞는 준비 방법을 찾는다.
4. 노션 페이지에 나만의 전략 페이지를 만든다.(중요한건 노션이 아니라 한 곳에 모든 정보를 모은다는 것이 초점이다)

 

공통적인 내용으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템플릿을 만든다는 전략이 있다. 나는 개발 실력과 빠르지 못한 코딩 속도가 컴플렉스였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템플릿을 준비했다. 깃허브 비공개 저장소에 보일러 플레이트 및 코드 템플릿을 만들었다. 프리코스에서 해온 것처럼 리드미 기본 형식을 세팅하고, MDN과 모던 자바스크립트 사이트 주소 등을 한 곳에 모아뒀다. 생각보다 시험 중에 새 탭 켜서 구글링하고 북마크 페이지 들어가는 것이 번거롭다. 정말 1초가 귀하다. 

 

나의 경우 정말 많은 보일러 플레이트를 준비했다. 배열 메서드를 사용할 때 어려운건 아닌데 코드를 절거나 실수하는 등,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해당 부분에서 대비를 했다. 그리고 유효성 검사도 어렵진 않은데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주범이라 이것도 다양한 케이스로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챗지피티와 함께 춤을~💃

 

프리코스에서 한 미션을 1주일 동안 풀었던 것과 비교하면 5시간은 매우 짧다. 테스트 코드를 통과하지 못하면 0점 처리되기 때문에 '돌아가는 쓰레기 만들기' 전략이 필수다. 그래서 시간 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세워봐야 한다. 본인의 평소 풀이 속도와 습관을 체크해서 계획을 세우면 좋다.

 

그래서 탄생한 <나의 전략 페이지>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적혀 있다.

 

참고로 나는 노션을 사용했는데 노션에도 AI가 있기 때문에(사용해본 적은 없지만) 혹시 노션 사용이 제한될 것도 염두했다. 해당 페이지를 퍼블릭 사이트로 게시하고 게시된 노션 링크를 깃허브 저장소에 같이 넣어두었다. 이게 잔머리 대폭발인지 시험 준비인지 헷갈릴 지경으로 실전 준비를 했다. 코딩에 자신감이 넘친다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 나는 그렇지 못했고, 정말 간절하게 얻어낸 이 소중한 기회에 뭐라도 조금이라도 더 잘 해보려고 발버둥친 노력이었다. 😭 내 심정에 공감하는 분들이 미래에서 이 글을 읽고 계실 것 같아 내가 정리한 정보를 공유한다. 

 


 

 

주요 링크 

- 내 이메일 주소 (와이파이 연결 시 필요, 급할 때 복붙용)

- 문의 카톡 주소 (시험 중 모든 소통이 카톡으로만 가능하기 때문, 손들고 감독관 호출해서 말하기 불가)

- 미션 사이트 주소

- 과제 저장소 주소

- 깃허브 비공개 템플릿 저장소 주소

- misson-utils npm 주소

- mission-utils github 주소

 

시험 전 준비사항

[템플릿 준비]
📁 기본 구조
- InputView (입력 처리)
- OutputView (출력 포맷팅)
- Controller (메인 로직)
- Validator (검증)
- 상수

[자주 쓰는 메서드]
- 입력 검증 (숫자, 날짜, 빈값 등)
- 문자열 처리
- 컬렉션 관리
- 날짜 계산

 

시간 분배 전략(5시간)

[30분] 문제 분석
- 요구사항 꼼꼼히 정독
- 리드미에 기능 목록 작성
- How-to-solve 초안 작성 -> 7기에선 사라짐

[1시간] 기본 구조
- 템플릿 적용
- 입출력 기본 틀 작성
- 핵심 클래스 정의

[2시간 30분] 핵심 구현
- 돌아가는 쓰레기 만들기
- 테스트 통과가 최우선
- 동작하는 코드 완성하기

[30분] 기본 리팩토링
- 너무 긴 메서드 분리
- 변수명 정리
- 상수 분리

[30분] 마무리
- How-to-solve 완성 -> 대신 감상문 작성
- 요구사항 재확인
- 예외케이스 테스트

 

위기 상황 대처

[테스트 실패 시]
- 콘솔로그 찍어서 디버깅
- 간단한 케이스부터 확인
- 요구사항 다시 확인

[시간 부족 시]
- 테스트 통과가 최우선
- 리팩토링 포기해도 됨
- 주석으로라도 의도 표시

[막혔을 때]
- 가장 단순한 구현으로 진행
- 10분 이상 고민하지 않기
- 다른 기능 먼저 구현

 

핵심 포인트

✅ 반드시 지키기
- 테스트 통과
- 모든 요구사항 구현
- 감상문 작성
- 기본적인 예외처리

❌ 과도하게 신경쓰지 말기
- 과도한 리팩토링
- 완벽한 객체지향 설계
- 테스트 코드 작성
- 주석 작성하기

 

당일 들은 주의 사항

- 화장실 출입 및 간식 먹기 자유 (참고로 여자 화장실은 두 칸 뿐이다🤦🏻‍♀️)

- 이어폰 사용 가능

- 3시쯤 모두가 강제 10분간 올스탑 휴식

- 끝나기 1시간 전부터 과제 제출 및 퇴실 가능

 

 

 

 

최종 코테 : 결전의 날

내가 이전 기수의 후기를 보며 원한 것은 '생생한 현장감'이었다. 나는 큰 일을 앞두면 심약해지기 때문에 머리로 시뮬레이션을 많이 돌려봐야 한다. 그러려면 정보가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자세하고 생동감있는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최종 코테날의 준비를 어떻게 했으며 현장이 어떤 분위기였는지 잘 전달되길 바라며 적어본다.

 

선릉 테크살롱에 도착하면 반겨주는 배너

 

준비물

노트북과 충전기는 필수다. 본인이 필요하면 노트북 스탠드나 키보드, 마우스 등을 가져와도 된다. 공간이 넓지 않으니 완벽하게 세팅된 집과는 다른 불편함은 있다. 나는 무거운걸 들고 왔다갔다 하면 내 체력이 닳을까봐 맥북과 충전기만 챙겼다. 카공할 때도 딱 이렇게만 다니기 때문에 기타 장비를 챙기지 않아도 낯설진 않았다.

 

문제를 어떻게 풀지 손으로 적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평소 쓰던 노트와 펜을 챙겼다. 우테코 측에서 주는 기념품에도 노트와 펜이 있어서 미처 준비를 못했어도 괜찮다. 날씨가 춥고 히터로 건조해지기 때문에 핸드크림과 립밤도 챙겼다.

 

잔잔한 질병 인간이므로 비염약과 인데놀(발표공포증 약)을 미리 먹었다. 긴장을 많이 하거나 발표, 면접, 시험을 앞두고 있으면 인데놀이 직빵이다. 나에겐 부작용도 없는 천상의 약이다. 필요하면 미리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꼭 '의사와 상담하고' 처방받는 것을 고려해보자. 효과가 엄청 좋다. 특히 인데놀은 심박수를 낮춰주는데, 나는 평소에 80~90을 오가는 편으로 심박수가 높은 편이다. 긴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심장이 빨리 뛰면 불안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나에게 인데놀이 잘 맞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최소한만의 긴장감을 가지고 시험에 임할 수 있었다.

 

나는 적게 자주 먹는다. 그래서 항상 배가 고프다. 코딩하느라 집중해서 머리를 쓰면 걸신들린 탐켄치가 된다. 유치원 가방 사이즈의 보조가방에 한입 크기의, 손에 묻지 않는, 냄새가 나지 않는 식사 겸용 당 보충 음식을 잔뜩 챙겼다. 소보로빵과 마들렌, 사탕, 젤리, 초콜릿 등등. 물 한 병도 챙기고 스타벅스에서 음료도 사갔는데 물과 간식은 우테코 측에서도 충분히 제공을 해주시기 때문에 편식이 심하지 않으면 굳이 안 챙겨도 괜찮을 것 같다.

 

무서운 사실 : 코딩하느라 1초도 아까워서 배고픔을 느낄 시간도 없었고, 챙겨간 것 중 단 하나도 먹지 않았다.

 

 

자리 배치

넥스트 스텝 강의 들으러 시험장소인 선릉 테크살롱에는 몇 번 가봤다. 강의실이 크게 두 곳이 있는데, 오른쪽은 작고 밝은 느낌이고, 왼쪽은 크고 어두운 분위기다. 나는 오른쪽 강의실에 가고 싶었다. 몰랐다. 이번 기수는 지정 좌석제였다. 작은 강의실은 안드로이드 분들이 사용하셨고, 프론트는 모두 큰 강의실에서 보게 되었다. 이름 순으로 앞부터 뒷자리까지 배정됐다. 나는 'ㅇ'로 시작해서 4번째 열의 딱 무난한 자리에 배치되었다. 본인의 성으로 대략 어디쯤 앉을지 예측해볼 수 있다. 

 

원하는 강의실에 들어가려고 근처에서 아점을 먹고 11시 30분에 맞춰서 들어갔는데, 내가 2등으로 도착했다. 먼저 와계신 분과 스몰토크를 나누며 긴장을 풀었다. 45분쯤 되니 20명 이상 모인 것 같았다. 일찍 와도 12시에 문이 개방되므로 참고하면 좋겠다. (지난 기수는 먼저 와도 들어갈 수 있었던걸로 알고 있어서..)

 

프론트엔드 시험장

 

넥스트 스텝 강의 들으러 갔을 때 찍어둔 현장 답사 사진이다. 프론트는 이곳에서 3명씩 한 테이블로, 한 줄에 4개의 테이블이 배치된다. 1차에서 2배수로 뽑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좌석표를 세어보니 약 80분 정도 계셨다. 딱 2배수다. 

 

최종 코딩 테스트 주의 사항

 

입실이 시작되면 앞의 스크린에 와이파이 설정 방법, 최종 코테 주의사항 등이 안내된다. 자리마다 보이는 축/복 쇼핑백은 모든 응시자에게 주어지는 기념품이다. 배달이친구들 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굿즈가 있다. 노트와 펜, 스티커, 랜덤 피규어가 들어있다. 랜덤인줄 알았는데 정면에 내용물과 이름이 다 나와있는걸 보면 랜덤이 아닌건가? 아무튼 나는 원하던 냥이가 나와서 행복했다.

 

배민 굿즈

 

 

코딩 테스트 시작 및 구현 과정

1시가 되고 프리코스 과제를 하던 것과 같이 지원 사이트에 미션이 업데이트된다. 나는 우선 문제 백업을 하면서 대강 내용을 훑었고, 다시 자세히 읽었다. 이전 기수들과 달리 비공개적인 방식으로 과제가 주어지기 때문에, 문제를 블로그에 적어도 되는지 모르겠어서 간단하게만 적어본다.

 

🎯 2024년 12월 한 달간의 출석 시스템 구현하기

 

'24년 12월'로 지정된 기간 동안에 작동하는, 출석 시스템의 기능 4가지를 구현하면 됐다. 테스트만 통과하자고 스스로와 약속했다. 제발 0점만 면하게 해주세요..! 테스트 코드를 보니 지난 6기 기출 온콜문제보다 테스트가 빡빡했다. 5개의 테스트가 있었다. 🥲

 

미리 만들어온 템플릿 덕분에 기본 틀을 잡는 시간이 줄어서 비즈니스 로직을 작성하는 시간이 많이 확보되었다. 시험이 1시에 시작하고 3시에 모두가 쉰다고 했는데, 3시까지 나는 입출력 세팅과 유효성 검사, 날짜 파싱 등을 구현했다.

 

내가 쉬는시간에 적은 노트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엄청나게 어려운것 같진 않아. 3시간 남아서 할 수 있을거야!'

 

그리고 남은 3시간 동안 메인 로직을 구현했는데, 4시 30분에 슬슬 가까워지면서 벽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기능 구현에서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았고, 예상치 못한 오류도 계속 발생했다. '어..? 이거 안될 수도 있겠는데?'

 

5시 45분에 감상문을 썼다. 시간이 촉박해서 기능 커밋 하나를 포기하고, 이별 편지를 작성하는 기분으로 썼다. 감정이 풍부하게 담긴 글을 읽고 싶을 때 다시 읽으면 감성이 촉촉해진다. 나는 시험 자체에 최선을 다했고, 코드에 아쉬움은 남았지만 스스로가 프리코스 이전보다 훨씬 성장했다는걸 느껴서 홀가분한 느낌이었다. 주사위는 던저졌고 이제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만 남아있기 때문에 마음을 다스렸다.

 

그런데 제출한 감상문을 다시 읽으면 글이 너무 축축해서 눈물이 난다. 시험 때문이 아니라 감상문 때문에 스타벅스에서 엉엉 울었다ㅠㅋㅋㅋ 내게 주어진 이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금 느껴져서, 누군가는 나보다 더더욱 절실한 사람도 있었을텐데, 그분들의 몫까지 내가 다 잘 해내고 싶은데, 스터디 중에 나만 합격해서 이 자리에 있는게 속상해서, 다 같이 오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날 응원해준 많은 분들이 생각나서 고맙고 슬펐다. 

 

감상문은 시험을 치면서 들었던 감정과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짧게 적어서 냈다. 코드 관련 내용은 적지 않았다. 공백포함 500자가 조금 안되고, 이 또한 테스트가 마감되면 다시 볼 수 없으니 노션에 백업해두었다.

 

 

시험 복기

6시에 시험이 종료되고 나서 한번에 많은 사람이 나오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줄을 서야 한다. 강의실 밖에 휴게공간이 있으니 앉아서 한숨 돌릴 수 있다. 나는 시험장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로 가서 바로 문제와 풀이를 복기했다.

 

분명 시간만 더 주어졌으면 내 손으로 다 구현할 수 있었을 문제인데 아쉬웠다. 프리코스 1주차의 내가 이 문제를 봤으면 어땠을까? 문제 이해도 제대로 못했을까? 어떤 방향으로 풀어내야 할지 감도 못 잡았을 것 같다. 시험 중에 AI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동안 챌린지로 단련한 덕분인지, 이정도는 내가 해낼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과거에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고 코딩해야 했을 때에는 구글링과 스스로의 힘으로 구현하는게 당연한 것이기도 하고.

 

문제를 풀면서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풀어야겠다는 것이 머리에서 출력되어 나왔다. 예전엔 이걸 챗지피티가 대신 해줬던 것 같다. 그래서 고민하거나 멍하게 허비한 시간이 없었다. 설령 내가 내린 판단이 잘못되었어도 일단 뭐라도 도출됐으니까...😇

 

예제 테스트 결과...^^


나의 테스트 결과는 이렇다. 기능이 어찌저찌 돌아가긴 하는 것 같은데 형태는 그럴싸한데 테스트는 통과하지 못했다. 계속 테스트를 돌려보며 0/5에서 멈춰있는 것을 보고, 시간이 점점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에게 남아있는 할 일을 떠올렸다. 선택의 순간이었다.

 

'감상문 작성'과 '과제 제출하기(임시저장)', 'n가지의 기능 구현 마무리', '테스트 통과시키기'가 남아있었다. 과제 제출이 최우선이라 저장소 주소를 입력하고 감상문을 작성하기로 했다. 돌아가는 쓰레기도 못 만들었지만 마지막 편지 정도는 남길 수 있잖아. 어찌됐든 나의 결정이었으니 당시로써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여정을 돌아보며

우테코 지원서를 작성하던 당시를 떠올려본다. 진행하던 팀프로젝트가 2연속으로 터지고 의욕이 많이 꺾여있었다. 개발을 그만두는 지인들도 있었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끝없이 가라앉아버릴 시기였다. 우테코 7기 모집 공고를 보고 10일 내내 지원서를 잘 쓰기 위해 고민했고, 제출했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오는 것을 상상만 해봤다. 나는 항상 탈락만 해봤으니까. 최종이란건 나에게 너무 먼 얘기였다. 그래서 1차 합격 때 정말 기뻤고 이 기회를 잘 잡고 싶었다. 

 

나는 프리코스를 무사히 마쳤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수확을 얻었다. 처음 오프라인 스터디도 해보고, 습관 챌린지에 참여해 개발을 잘 하기 위해 전략을 세워보고, 실천하고, 워크숍 분들과 서로 고민 상담도 하면서 응원도 많이 받았다. 우테코 합격을 위해 달려왔지만 그 여정에서 '사람'이 남았다는 점이 나를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개발적인 측면으로도 당연히 많은 성장을 했다. 2024 한 해를 돌아보면 우테코를 지원한 후 지금까지가 가장 폭발적이고 많은 성장을 했다. 나한테는 개발 실력을 높이려면 AI의 사용을 줄이는 방법이 맞는 것 같다. 항상 연말이 되면 괴로웠는데 이번해는 깔끔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프로젝트도 시작하고 싶고, 자소서도 써보고 싶어졌다. 내적 동기가 마구 생겨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다.

 

사실 코테에서 테스트를 하나도 통과하지 못했지만 합격할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최종 합격은 최종 코테 결과로만 채점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뭘 위해 여기까지 이렇게 열심히 달려왔는데! 그렇지만 탈락을 받아들일 준비도 하고 있다. 경로를 재탐색하면 된다. 난 자신감을 얻었고 과거의 나에 비해 성장한 사람이 되었으니까.

 

내가 시험장에 들어가면서 마음 속으로 외친 말이 있다.

 

'떨어져도 당당하게!' 

 

당당한 사람은 결국 뭐라도 해내기 마련이다. 주눅들어있는 내 자신이 더 이상 보기 싫다. 이제 당당해도 되지 않을까? 난 꽤나 괜찮은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