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테코 7기]
두근두근 우테코 적응기 (feat.첫 주)
💖 설레는 첫날
🎬 온보딩 미션 : 연극
🤝 페어 프로그래밍
🚀 코드 리뷰
🪐 마치며
설레는 첫날
우테코 합격 소식을 들은 후로 1달간의 시간이 있었다.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쉼의 시간이라고 생각해 코딩도 손놓고 푹 쉬었다. 여행도 다녀오고, 미뤄둔 책도 읽었다. 우테코 시작까지는 긴 시간이 있었지만 금방 지나가버렸다. 그동안 새벽형으로 살던 생활패턴도 아침형으로 바꾸고, 새로운 노트북도 사고, 매일 외출해야 해서 옷도 잔뜩 샀다. 마지막 주는 일주일 내내 질리도록 잠만 잤다. 그렇게 첫날이 다가왔다.
대망의 오티날, 어색하게 입장해서 모르는 분의 옆에 앉아 와이파이를 연결하고 오티를 들었다. 포비님의 우테코 소개와 코치님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프론트 크루는 41명이 있었고, 사람들이 많아서 이름과 얼굴을 다 외우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내 목표는 모든 프론트 크루와 친해지기다. 모두와 절친이 될 순 없겠지만, 얼굴 붉히며 피하는 사이가 되고 싶지는 않다. 많이 많이 친해지고 싶다.
슬랙에 연극조가 안내됐고, 조별로 모여앉았다. 우테코에서는 서로를 닉네임('님' 금지)으로 불러야 한다. 우리조는 닉네임은 반말로, 대화는 존댓말로 하는게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해서 시원하게 말을 놓았다. 그래서 다른조보다 더 빨리 친해지지 않았나 싶다.
온보딩 미션 : 연극
첫날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연극 미션이었다. 무대 위에서 100여명의 사람 앞에서 연기를 해야한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특히 나처럼 내향적인 사람에게는-그리고 대다수 개발자가 내향적일 것이다-매우 괴로운 미션이었다. 그렇지만 연극을 하기 싫다고 힘들게 붙은 우테코를 나갈 수도 없고, 그냥 즐겁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리는 유튜브 숏박스의 이진 콘텐츠를 패러디해서 <우테코의 이진들>이라는 주제로 연극을 했다. 연극 순서는 랜덤으로 정해졌는데 우리조가 제일 마지막으로 하게 됐다🥲 마지막이라 다들 부담 없이 관람해서 그런지, 많이 웃어주고 반응이 괜찮았다. 관객을 보는 순간 대사가 기억나지 않을까봐 계속 팀원들만 쳐다봤다. 연극이 끝나고 회고 시간을 가졌는데, 생전 해볼 일 없었던 연극을 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떨리고 민망하긴 했지만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볼까? 대사를 짜고 합을 맞춰보는 과정에서 팀원들과 더 돈독해졌다.
나의 대사뿐 아니라 팀원의 대사까지 외워야 내 대사를 쳐야하는 순서를 완벽하게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다 외워야 하는 것이 어려웠다. 나는 일진 역할을 맡았고, 처음엔 대사가 적어서 좋아했으나 감초 역할이란걸 깨닫고서는 연습에 매진했다. 내가 맡은 역할의 캐릭터를 분석하고 레퍼런스를 참고하며 캐릭터를 나의 방식으로 해석했다. 주말 내내 메소드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수많은 연습을 했다. 연기자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관객들을 웃기고 싶어서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는데, 준비한 만큼 한 것 같고 다른 분들이 많이 웃어주셔서 뿌듯했다. 재밌는 경험이었다.
페어 프로그래밍
인생 첫 페어 프로그래밍을 앞두고 우테코에 들어오기 전부터 걱정을 했었다. 내가 민폐가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었다. 그렇지만 이전 포스트(<요즘 개발자> 서평)에서 깨달음을 적은 것과 같이, 개발에 열정이 있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 함께 페어 프로그래밍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고, 그들이 자기보다 실력이 못하다고 해서 기분 나빠할 일은 없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둘 다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함께 해쳐나가면 답을 찾기도 한다.
나는 다른 사람과 먼저 친해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친해져야 더 편하고, 그래야 의견 교환도 수월하게 할 수 있다는게 나의 의견이다. 모든 사람과 친해질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서로에게 비호감인 상태로 협업을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그래서 첫 페어 프로그래밍도 서로 개발하기에 앞서 사는 동네, 맛집, 취미 등을 공유하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페어 프로그래밍을 해서 좋았던 부분은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나와 다른 스타일의 코드를 작성하던 사람에게 직접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하니 각각의 장점을 조합한 제3의 코드가 나왔다.
특히 우리가 신경썼던 파트는 설계였다. 프로젝트 설계에서 많은 시간 토론을 하며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그때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나에게 페어가 ‘이건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등 방향을 제시해주어서 내가 깊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코딩이 어려울 때마다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서 좋았다. 내가 먼저 생각하고, 페어의 의견을 들으니 어떤 방법이 더 좋은지 의논하는데도 유용했다.
혼자 개발할 때는 깊이 고민하지 않았을 부분도 같이 하니 고민하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둘이 같이 고민한 함수명인데도 리뷰어(제3자)가 보았을 때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서로 설득하면서 상대방에게 나의 의견을 확실히 어필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말하기 방법이 길러지는 것 같다. 지금은 기술적으로 말하는 능력이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기존에 알고있는 개발 지식을 말로 설명할 수 있도록 페어와 많은 대화를 나눠야겠다.
우테코에서의 페어 프로그래밍은 vscode를 사용해야 한다. 나는 원래 웹스톰을 사용했기 때문에 vscode를 이번에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단축키나 익스텐션 설치 등 새로 적응해야 해서 버벅거리는 부분이 많았는데, 페어가 자세하게 IDE 사용방법을 알려줘서 도움을 받았다. IDE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개발 실력이 확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번거로운 일이었을 텐데 페어 덕분에 새로운 IDE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렇지만 페어 프로그래밍을 하지 않는 동안엔 계속 웹스톰을 쓸 것이다.)
페어도 나도 처음 해보는 페어 프로그래밍이었는데 의견 교환도 잘 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개발할 수 있어서 많이 배우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코드 리뷰
과제를 제출하면 리뷰어분들의 리뷰가 달린다. 열심히 과제를 구현하고 PR 메시지를 적고 제출했는데 리뷰가 정성스럽게 달려서 감동받았다. 질문에 답변도 해주시고 개선하면 좋을 부분도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코드 리뷰를 받으니 편지 받은 것 처럼 기분이 좋아져서 리뷰를 계속 읽고 또 읽었다.
궁금한 부분에는 답변을 해주시고, 개선하면 좋을 부분은 방향을 제시해주셔서 혼자서 고민해보며 생각을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리뷰어분들도 직장과 일상이 있으실텐데 주말이건 새벽이건 정성스럽게 시간 써주신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코드를 작성할 때 만큼, 코드리뷰로 배우는 것도 참 많다는걸 깨달았다.
리뷰를 확인하고 리팩토링을 진행하면서, 명확한 네이밍(함수명 및 테스트 이름)과 테스트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선의 변수명을 짓기 위해 페어와 함께 고민을 했는데도 제3자의 시각으로 보면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오해(애매한 네이밍)가 생길 수도 있다는걸 느꼈다. 심지어 테스트의 이름을 완전히 반대로 적은 것도 있어서(~이하면 통과 -> ~이상이면 통과) 페어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이런 부분을 놓친 것이 아쉬웠다. 덕분에 다음번 페어 프로그래밍때는 어떤 부분을 더욱 집중해서 봐야할지 알게 되었지만!
과제 리팩토링 요구사항 중에는 모킹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었다. 나는 클래스의 메소드에서 랜덤값을 구하는 함수를 사용하느라 테스트에 mocking을 했었는데, 이 부분을 mocking하지 않고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새로운 시각이 열린 느낌이었다. 사실 어떻게 개선해야할지 막막해서 ChatGPT와 토론해봤는데, 메소드에 파라미터로 랜덤값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개선하면 실제 동작도 제대로 돌아가고, 테스트할 때도 랜덤값 때문에 모킹할 필요가 없어졌다. 테스트할 때도 아무 값이나 테스트하지 않고 경계값으로 테스트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도 배웠다.
마치며
오랜 취준 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왔다. 좋은 분들이 많고 다들 고민도 잘 들어주신다. 특히 우리 팀원들이랑 연극 준비를 하며 많이 친해졌는데 얘기도 잘 통하고 의지가 되서 즐겁게 다니고 있다. 아직까지는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점은 없지만 우테코의 명언인 '지금이 가장 한가하다'는 말처럼 처음부터 무리해서 달리지는 않으려 한다. 고작 1주 지났는데도 3개월은 다닌 것처럼 익숙해졌다. 앞으로 나에게 어떤 모험과 고민이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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